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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Photo/essay

헌혈나눔대축제

1.
행사 제목이 '헌혈나눔대축제' 맞던가?
아무튼 한양대 개교 70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70일간 7000명의 헌혈을 이끌어내겠다는 기획이었다.
(행사 끝무렵 카운트하는 걸 본 바로는 6,200여 명의 헌혈을 받아 기록(?)은 달성한 것으로 기억한다.)
의도는 좋았으나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하는 행사에서 비가와서인지 장소가 대운동장에서 올림픽체육관으로 변경되는 바람에 김이 좀 빠진 느낌이다.
당일 헌혈 참여자도 예상보다 적었던 것 같고 실내임에도 헌혈자만 입장할 수 있다는 것도 살짝 무리가 아니었나 싶다.
체육관 중에서도 좁은 규모의 배구경기장이라 관중석이 상당수 채워지긴 했지만 '열기'는 별로..


2.
오랜만의 '취재'촬영이라 감을 잃었나보다.
장비는 탓하기 멋쩍을 만큼 갖췄지만(5D + 24-105L + 500DG & 450D + 70-200EX + 430EX II) 행사장에서 별 생각없이 움직였고,
- 미리 동선을 짜보려 했으나 머릿속은 하얗기만..
나중에 찍은 사진들을 리뷰해보니 역시나 건질 게 별로 없었다.

변(辨)을 덧붙이자면, PRESS의 남발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고
행사장에 대한 촬영통제와 출입통제마저 부족해 카메라만 들고 있으면 정말 '아무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통제를 위해 나온 봉사단측 사람들까지 너도나도 연예인 주변에 몰려들어 폰카를 들이댔으니 말 다했지.





몇장이 나온 건지 알 수 없는 프레스카드



행사장 전경. 동문 연예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KBS 사랑의 리퀘스트 촬영에,
게다가 축하공연(?)으로 소녀시대와 손담비가 출연하였으나 현장분위기는 그저 그랬다.




무대 옆쪽에 서있다가 노주현 동문과 총장님이 인사하는 장면을 단독 포착..하였으나
근처에 있던 정장입은 사람 두 명이 금세 다가와 찍었다. 얼굴이 낯이 익는 걸 보니 학교 전속 기사인 모양이다.





3.
다 비겁한 변명일 뿐
'찍어내야'하는 사진에서 건질 게 없다는 건 실력이 그에 못미쳤던 거다.
이론은 머릿속에 빽빽한데 실전은 아직도.

실은 사진에 대한 얘기보다 연예인들 얘기를 하고 싶었다.
자의반 타의반 헌혈을 하는 것도 모자라 피를 뽑히고 있는 와중에도 주변에 몰려들은 취재진(?)에게 웃으며 사진 찍혀줘야하는 연예인들이 측은해보였다.
그게 그들의 업이고 당연한 일이라면 할말 없지만
행사 말미에 수많은 주변사람들(적십자 관계자, 간호사, 심지어 통제를 맡은 봉사자 등등)의 똑딱이와 폰카 세례를 받았고
더 나중엔 그 사람들과 같이 사진을 찍으며 웃어줘야 했다. 팔에는 여전히 주사바늘을 꼽은 채로.
- 양심고백을 하자면 나 또한 뒤에 서서 슬쩍 '같이 한장' 찍었으나 곧바로 후회했다. 꼭 사진이 제대로 안 나와서 그런 건 아니다-_-;

이날이 처음은 아니지만
연예인들을 가까이서 보고, 말을 붙여 짧게나마 대화해보면 상반된 느낌이 동시에 든다.
역시 다르다.와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다.라고.
전자는 외모면에서 그렇고 후자는 뭐 당연한 거다.
그래서 측은하게 느껴졌다.
피를 뽑히고 있던 중이라헌혈을 하고 있던 중이라 더더욱 그랬다.






공식행사가 다 끝나고 소녀시대가 무대 위에 오를 때까지 헌혈이 끝나지 않아 자리를 지켜야 했던 김효진 동문.
모두가 소녀들에 열광하면서 무대 앞으로 몰려들 때 양해를 구하고(제대로 전달은 안 된 듯하지만) 사진을 찍었고,
그녀는 매니저와 '덕분에 공연도 보고 좋다'는 농담을 나눴다.
물론 나 역시 이 사진을 찍고는 무대로 향했다.
- 이러다 늦는 바람에 자리확보에 실패하여 측면 사진만 잔뜩 찍게 된 것이다. -_-; 이 또한 비겁한 변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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