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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Photo/essay

운수좋은날

새벽에 겨우 잠들었고 아침에 기분좋게-의 반대로 일어났다.
이때부터 기분은 별로였다.
오전부터 재촉하는 문자를 받고
친구 부탁으로 메일 보내주고
전화 와서 시간 잡고
어영부영 하다보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결국 밥은 챙겨먹지도 않고
그 재촉받은 택배를 보내려고 우체국을 가는데, 지하철 반 정거장 거의 다 와서 드는 생각이 '버스를 타고 갈 걸'.
어쨌든 무사히 택배를 보내고-아니, 이름을 안 적어와서 전화통화를 해야했지- 나와서 사무실로.
지하철은 어찌나 안 오던지 다른 때보다 시간이 훨씬 더 걸렸다. 기분 탓인지도 모르겠다.
막상 시계를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그리 늦지 않게 도착했으나 다 좋다 이거다.
사무실 책상에는 컵라면 쓰레기가 버젓이.
안 그래도 요새 책상 물건들에 조금씩 건드린 흔적이 있던 것까진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이건 좀.
기분은 상했지만 그러려니 하고 치웠다.
내역서 쓰고 보고서 쓰고 하다보니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시간이 됐다.
활동은커녕 행정처리 하는데 시간이 다 간 거다.
부랴부랴 정리하고 나가서 [웬일로] 바로 오는 버스를 뛰어가서 잡아 탔다.
but, 지하철은 눈앞에서 지나가고, 한참을 기다려서 타서, 도착하니 촉박한 시간.
서둘러서 갔으나 신호등에 걸리고 결국 2분 늦었다.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는 일, 늦은 게 문제라기보다 준비가 안 된 게 문제였다.
숨쉬기도 힘든데 말이 제대로 나올 리가.
그냥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한 5분 얘기했나?
40분을 달려가서 그렇게 심플하게 볼일을 끝내고
다시 또 한참을 걸어서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는데, 지하철 세 대 다 어찌나 안 오던지.

오늘 일진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
.
.

그래서 난
로또를 샀다.


2009년 9월 11일.


지하철 여섯번에 버스 한번. 걸은 거리만도 지하철 세정거장쯤 될 듯싶다. 식사는 저녁에야 겨우 한끼.
오늘의 일기는 이걸로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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